서버 성능 평가 잣대가 바뀌고 있다.

 서버 성능 하면 전통적으로 분당 트랜잭션 처리 속도 단위인 tpmC만을 기준으로 평가했으나, 최근에는 서버에 탑재하는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중시하는 경향으로 바뀌고 있다. 프로젝트 발주처도 입찰제안요청서(RFP)에 서버의 애플리케이션 구동 성능을 명시하는 등 단순 트랜잭션보다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중시하는 분위기다.

 ◇애플리케이션 벤치마크 요구=최근 전사자원관리(ERP) 프로젝트 사업자를 선정한 철도청은 시스템통합(SI)과 서버 업체에 서버별 ERP 구동 벤치마크 결과를 요구했다. tpmC보다는 SAP ERP 솔루션을 가장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서버를 원한 것이다.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분리 발주로 관심을 모은 ‘시군구 정보화 공통기반시스템 구축사업’도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과 웹 서버 성능 측정을 위한 기준치를 명시했다.


차세대 프로젝트를 진행중인 금융권에서도 과거와 달리 ERP 등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서버 도입의 첫번째 기준으로 삼고,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최명섭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 부장은 “일반 기업은 물론이고 전통적으로 tpmC만 강조했던 공공 기관을 비롯해 금융권 등 전분야에서 서버 선택 사항으로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중요시하고 있다”며 “애플리케이션 구동 벤치마크에서 좋은 점수를 받은 서버들이 채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TPC-C 영향력 감소 뚜렷=그동안 서버 성능의 절대적인 기준으로 군림해 온 TPC-C(트랜잭션 처리 속도를 이용한 벤치마크 테스트 기법)는 서버 평가의 기초 자료 정도로만 활용될 전망이다. TPC-C는 tpmC를 산출하기 위한 벤치마크 테스트로, 서버 업체들은 그동안 이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해 신제품 출시 때마다 수백만달러의 비용을 아낌없이 지급해왔다.

 하지만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이 중요 요인으로 떠오르면서 TPC-C는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검증하기 위한 기초 자료로 활용될 공산이 크다. 한국IBM이 주력 제품인 ‘P시리즈’를 발표하면서 “320만 tpmC를 달성해 최대 100만 tpmC에 불과한 경쟁 업체의 동급 서버를 압도했다”고 밝혔으나, 경쟁 업체들은 “의미없는 결과”라며 “애플리케이션 성능 테스트를 하면 결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는 “TPC-C는 10개도 되지 않는 DB와 한정된 명령어만 테스트하기 때문에 복잡한 데이터센터의 실제 환경을 구현하는 데는 무리가 있다”며 “선마이크로시스템스는 더는 TPC-C 벤치마크를 수행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서버 업체, 스펙 벤치마크 강조=이처럼 서버 성능 평가 기준이 바뀌면서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측정하는 스펙 벤치마크가 tpmC를 대체하는 분위기다. 자바 기반 애플리케이션 성능 측정을 위한 ‘스펙jbb2000’, 웹 서버 성능 측정을 위한 ‘스펙web99’, SAP 애플리케이션 벤치마크 테스트인 ‘SAP SD’ 등이 대표적이다.

 서버 업체들도 애플리케이션 구동 능력을 서버 마케팅 전면에 내세우기 시작했다. 한국후지쯔는 자사 서버가 tpmC 기준으로 경쟁사 서버보다 뒤지지만 애플리케이션에 기반을 둔 각종 벤치마크 테스트에서 1위를 기록했다며 고객들을 설득하고 있다. 한국썬마이크로시스템즈도 경쟁 업체와 차별화 요소로 대용량 데이터베이스관리시스템(DBMS)을 구동하는 벤치마크 테스트인 ‘TPC-H’를 내세우고 있다.

 이영환 한국후지쯔 부장은 “서버 공급 업체들이 tpmC 기록을 올리기 위해 특수한 메모리와 DB를 쓰는 등 현실과 동떨어진 벤치마크 테스트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에 실제 고객이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 기반 성능치를 서버 선택 기준으로 삼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류현정기자@전자신문, dreamshot@et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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